비 오는 날의 연꽃

조용한 기다림, 연꽃 한 송이

비오는 날의 연꽃


장마가 머무는 계절입니다.

연일 흐리고 비 내리는 날이 이어지니,

밖으로 나서는 일이 자연스레 줄어듭니다.

그렇지만, 바로 그런 날에만 피어나는 고요함이 있습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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며칠 전, 비가 살짝 그친 사이

습기를 머금은 공기 속으로 잠시 나서보았습니다.

연잎 위엔 물방울이 조심스레 맺혀 있었고,

그 너머에 아직 피지 않은 연꽃 하나가 조용히 서 있었습니다.


꽃잎 끝마다 맺힌 물방울은

마치 이슬처럼 가볍고 투명했습니다.

그 작은 물방울 안에, 흐린 하늘도, 연못도,

그리고 그 꽃을 바라보는 제 마음까지도 비치는 듯했습니다.


연꽃은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.

그러나 오히려 그 '피기 전의 시간'이

더 단단하고,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.

무언가를 이루기 전, 기다림의 시간 속에 깃든 침묵 같은 것이었습니다.


세월이 흐르며

이제는 무언가를 서두르기보다

멈춰 바라보는 순간에 더 큰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.

그저 피지 않고 있어도, 물방울 몇 방울 머금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,

한 송이 꽃은 충분히 아름답습니다.


비가 오는 날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고맙고,

자연이 준 이 작은 선물을 담을 수 있어 기쁩니다.

꽃이 피는 것도 좋지만,

피기 전의 고요함 속에서

오늘 나는 또 하나의 계절을 배웁니다.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사진  글 :  古軒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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